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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9월1일 제1회 「나오시마 방문후기

이 칼럼은 김은정씨가 카가와를 방문, 보고 느낀 것을 기행문 형식으로 쓴 글입니다.  여러분의 질문이나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

김 은정
필자는 한국에서 태어나 2003년에 카가와현의 시코쿠학원대학에 유학을 하고, 졸업 후 현재는 카가와현에서 한국어 어학 교실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한자에 관한 책을 보기 위해 친구와 서점에 들른 어느 날. 이번 여름 휴가에는 나오시마에 가고 싶은데 어때? 하고 물어왔다. 나오시마? 난 처음 듣는 곳인데? 어디에 있는데? 다카마츠에서 한시간 정도 걸리는 곳인데, 잡지에 소개된 집 프로젝트라는 곳을 둘러보고 싶어서. 라고 말하며 잡지에 실려있는 나오시마를 보여 주었다.

 이틀 후, 다카마츠 항에서 출발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오랜 만에 느끼는 바다 내음이 더운 온기였지만, 싫지는 않았다. 당일 치기의 여행이었기에 우린 배에서 내리자마자 관광안내소에 들러 지도 한장을 얻어、보고 싶어하던 집 프로젝트를 찾아 보았다. 걸어서는 좀 먼 거리였기에 버스를 타고 도착한 집 프로젝트. 정류장에서 5분정도 걸어 올라가 처음 구경간 집은, 집 안에 여러가지 시설을 갖추어 놓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지금까지 흔히 보아왔던 인형의 전시물이나 옛날 사람들이 쓰던 도구들의 전시물이 아닌 빛과 물의 어우러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곳에서의 환상적인 체험의 집. 말로는 뭐라 표현이 안되는 그런 색다른 경험이었다.

여러명이 함께 들어갈 수 없는 동굴같은 곳에서는 플래시가 건네졌고, 그 자그마한 불빛에 의존한 채 둘러 본 그 곳은 우리나라의 석회동굴을 작게 해서 옮겨놓은 그런 분위기였다. 동굴을 보고 내려오는 山寺길은 고즈넉한 교토의 작은 거리를 걷는 그런 느낌이 나는 산책 길이었다. 조용하지만 뭔가 일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분위기.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각이었기에 서둘러 찾아간 곳 잡지를 보며 이 곳에서 먹자고 한 카레의 집이었다.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주문한 카레를 기다리며 가게의 이곳 저곳을 살피던 친구는 흰 티셔츠 하나가 맘에 들었는지 낼름 사는 것이 아닌가.   

음식이외에 이 곳에서는 작은 소품들을 팔기도 했는데, 하나 같이 시중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종류들로 진열돼 있었다. 배를 채우고 서서히 항구로 향하기 위해 걸어나온 우리. 시골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겨움이랄까, 꾸밈없는 그런 미소로 답해 주는 아주머니의 얼굴을 뒤로 한채 돌아가는 버스에 올랐다. 올라 탄 버스기사 아저씨 또한 왜 이리 웃기신지. 어르신들을 보면 딱히 정류소가 아니더라도 태우고 내려주시는 아저씨의 인심과, 가벼운 농담으로 손님들의 지루함마저도 배려해 준 일은 지금까지도 오랜 여운으로 남아있다.

지금까지 가가와현에 있는 섬은 쇼도시마와 요시마를 둘러봤지만, 이번 나오시마는 두 섬과 비교한다면 가가와현에 있는 작은 교토랄까.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르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참 좋았다. 분주한 일상에서 잠깐의 일탈을 꽤하고 싶다면, 다카마츠에서 멀지 않은 나오시마를 선택하는 것은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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